서문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별주부전』(또는 『토별가』, 『수궁가』) 이야기는 병든 용왕과 그의 간을 구하러 나선 자라, 그리고 꾀 많은 토끼의 모험담으로 우리에게 친숙합니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미스터리 중 하나는 바로 '용왕은 왜 그토록 간절하게 토끼의 간을 원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이 의문은 단순한 설화적 장치를 넘어, 고대인들이 질병을 어떻게 이해하고 치유하려 했는지, 그리고 어떤 생명체를 '약'으로 상정했는지를 보여주는 민속학적, 상징체계적 단서가 됩니다. 과연 '토끼 간'이라는 지극히 특정적인 처방에는 어떤 고대 한국인의 의학적(?) 인식과 치유의 상징적 의미가 숨어 있을까요? 용왕의 '토끼 간' 욕망을 고대인의 질병 인식과 민속적 치유 체계, 그리고 현대인의 욕망이라는 다층적 관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