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번치〉를 보고 나서 이상하게 기억에 남은 것은 총격의 소리보다 사람이 쓰러지는 모습이었다. 총을 맞은 사람이 한 번 쓰러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이고 느린 화면으로 또 눈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까지 보여주는지 조금 의아했다. 그냥 빠르게 지나가도 될 장면을 굳이 붙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를 따라가다 보니 페킨파가 관심을 둔 것은 총을 잘 쏘는 사람의 멋이 아니라, 총을 쏜 뒤에 벌어지는 일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와일드 번치〉를 ‘폭력적인 서부영화’라는 말보다 **폭력을 바라보게 만드는 방식이 이상한 영화**라는 생각으로 보게 됐다. ## 1. 왜 사람은 총을 맞은 뒤에도 계속 화면에 남아 있을까**슬로우 모션 기법을 보고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