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히치콕의 《레베카》(1940)에서 죽은 레베카의 존재감을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그녀의 얼굴이 아니라 남겨진 물건들이다. 서쪽 구역의 침실에는 레베카가 사용하던 옷과 개인 소지품이 보존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모피 코트를 다루는 장면은 짧지만 강렬하다. 집사 댄버스 부인은 코트를 자신의 뺨에 대고 쓰다듬은 뒤, 새 드윈터 부인의 뺨에도 가져다 댄다. 이 행동에는 단순한 추억 이상의 의미가 있다. 레베카는 이 자리에 없지만, 그녀의 물건을 간직하고 관리하는 사람은 여전히 그 기억을 생생하게 유지한다. 새 안주인은 남편의 아내가 되었어도 이 방에서는 다른 사람이 소중하게 여기는 과거를 마주해야 한다. 영화는 두 여성이 모피 코트를 대하는 모습을 통해 그 차이를 드러낸다. ## 1. 댄버스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