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왔다는데 이상하다. 관광객이 기대하는 파리는 보이지 않고, 유리벽과 사무실 건물만 계속 나온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정작 누구 하나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 비슷한 복도가 나오고, 창밖을 봐도 다른 유리 건물이 보인다. 자크 타티의 **플레이타임**은 이런 이상한 파리를 한참 동안 보여준다. 처음에는 영화가 너무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계속 보고 있으면 화면 한쪽에서 벌어지는 엉뚱한 일이 자꾸 눈에 걸린다. ## 1. 파리에 왔는데 파리가 보이지 않는다**플레이타임**을 보면서 가장 먼저 당황스러운 것은 도시의 모습이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면 오래된 건물이나 좁은 골목, 유명한 관광지를 기대하기 쉽다. 그런데 타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