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1939)의 마지막 장면에는 묘한 변화가 있다. 캐서린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히스클리프 역시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그런데 영화는 두 사람의 죽음으로 끝내지 않는다. 마지막 화면에서 두 사람은 유령의 모습으로 황야를 함께 걸어간다.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사랑이 죽음 이후에는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결말이다. 이 장면을 이해하려면 영화가 원작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영화가 생략한 이야기에밀리 브론테의 원작은 캐서린이 죽은 뒤에도 상당한 분량이 이어진다. 히스클리프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다른 사람들에게 되돌려 주려 하고, 그 과정에서 다음 세대의 인물들까지 그의 복수에 휘말린다. 캐서린의 딸과 히스클리프의 아들, 그리고 힌들리의 아들 헤어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