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데리코 펠리니의 《길》(1954)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잠파노가 가장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젤소미나를 돈을 주고 데려온 뒤 자신의 공연을 돕게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칠게 대한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이상하게 계속 생각난 사람은 잠파노가 아니라 젤소미나였다. 특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젤소미나가 왜 그렇게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잠파노 곁을 떠나지 않는가 하는 점이었다. 단순히 갈 곳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잠파노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것일까. 그런데 일마토가 작은 조약돌을 가리키며 젤소미나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장면을 보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어쩌면 젤소미나에게 중요한 것은 잠파노가 자신을 좋아하느냐보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인가 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