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십계〉(1956)를 다시 생각하면서 뜻밖에 자꾸 떠오른 장면이 하나 있었다.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이 아니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내려왔을 때 사람들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놓은 장면이었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그 장면을 보며 사람들의 행동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모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금송아지를 만들다니, 그동안 자신들이 겪은 일을 벌써 잊어버린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장면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모세가 사라진 뒤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동안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모세가 언제 돌아올지도 알 수 없었다. 반면 금송아지는 눈앞에 있었다. 직접 만들었고, 직접 볼 수 있었다. 이 차이를 생각하다 보니 영화의 앞부분까지 다시 보게 됐다. ### 모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