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허〉(1959)를 생각하면 많은 사람이 전차 경주부터 떠올린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 장면이 단순히 규모가 커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사람과 말, 전차가 한꺼번에 움직이니 당연히 눈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다시 보니 이상하게도 기억에 남는 것은 단순한 규모가 아니었다. 오히려 전차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순간과 경기장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계속 교차한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차만 가까이 붙잡고 있지 않는다. 때로는 거대한 경기장 안에서 여러 대의 전차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어느 순간에는 카메라가 그 위험한 움직임 가까이 들어간다. 나는 이 차이가 〈벤허〉의 전차 경주를 지금까지도 특별하게 보이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