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거친 세상에서 나를 증명할 유일한 방법이 이름뿐일 때, 그 이름마저 타인의 것이 된다면 인간은 어떤 심연을 마주하게 될까요. 앨프리드 히치콕의 1959년 역작 **(North by Northwest)**는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존재론적 불안과 냉전 시대의 집단적 히스테리를 세련된 액션의 문법으로 풀어낸 결정체입니다. 이 영화는 훗날 '007 시리즈'로 대표되는 스파이 장르의 원형적 틀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 이론의 핵심인 '맥거핀' 기법 (관객은 궁금해하지만 정작 영화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가장 우아하게 변주한 사례로 꼽힙니다. 광고 기획자 로저 손힐이 뉴욕의 광장에서 사막의 옥수수밭을 거쳐 러시모어 산의 거대한 석상까지 가로지르는 여정은, 현대인이 마주하는 불합리한 세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