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드레스와 긴 진주 목걸이를 한 오드리 헵번이 티파니 매장 앞에서 아침을 먹는 장면은 이제 영화 자체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익숙할 정도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장면을 자세히 생각해 보면 조금 재미있는 점이 있다. 홀리가 실제로 하고 있는 일보다 그녀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훨씬 강하게 기억된다는 것이다. 그녀는 티파니에서 보석을 사는 부유한 고객이 아니다. 쇼윈도 밖에서 보석을 바라볼 뿐이고, 자신의 과거를 숨기며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살아간다. 행동만 놓고 보면 반드시 호감이 가는 인물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우리는 홀리를 쉽게 미워하지 않는다. 나는 그 이유가 단순히 캐릭터 설정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드리 헵번이 홀리를 연기하면서 원작 속 인물과는 조금 다른 사람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