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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민케인, 로즈버드 하나로 한 사람의 삶을 판단할 수 있을까

infodon44 2026. 2. 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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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민 케인 상징 이미지 빈티지 마이크. 케인 연설 권력의 허무
신문사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와 영향력을 키워갔던 찰스 포스터 케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마이크

 

영화 **시민케인**은 오래전부터 영화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이야기되어 왔다. 하지만 유명한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다시 보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 봤을 때는 한 남자의 성공과 몰락을 따라가는 이야기처럼 보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조금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가졌던 찰스 포스터 케인은 왜 마지막에 외로운 사람으로 남았을까. 영화는 그 답을 아주 간단한 단어 하나로 남긴다. 바로 ‘로즈버드’다.

 

1. 영화 시민케인, 거대한 저택에 혼자 남은 남자

**영화 시민케인**의 시작은 찰스 포스터 케인이 거대한 저택 제너두에서 죽음을 맞는 장면이다. 카메라는 눈 덮인 듯한 공간과 저택 안을 천천히 보여주고, 케인은 마지막 순간에 “로즈버드”라는 말을 남긴다. 이 장면을 처음 봤을 때는 로즈버드가 대단한 비밀을 의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자 톰슨이 여러 사람을 찾아다니며 케인의 과거를 조사하는 과정도 하나의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처럼 보였다. 케인은 신문사를 인수한 뒤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치에도 뛰어든다. 자신의 생각을 신문에 강하게 밀어붙이고, 오페라 가수 수전 알렉산더를 성공시키기 위해 거대한 오페라 극장까지 마련한다. 그런데 정작 케인의 곁에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상하게도 그의 삶은 더 공허해 보였다. 특히 수전이 오페라를 그만두고 싶어 하는데도 케인이 계속 공연을 강요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케인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 순간부터 사랑과 소유의 경계가 무너진 것처럼 보였다. 처음에는 케인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보니 조금 달랐다. 그는 많은 것을 가졌지만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듣는 데에는 서툴렀던 사람처럼 느껴졌다.

 

 2. ‘로즈버드’가 남긴 뜻

**로즈버드**는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단어지만, 나는 오히려 그 의미를 너무 크게 해석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케인이 어린 시절 사용했던 썰매가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화면에는 ‘ROSEBUD’라는 글자가 잠시 드러난다. 그제야 관객은 로즈버드가 케인의 어린 시절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케인은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부유한 환경으로 보내졌다. 이후 신문왕으로 성장하면서 돈과 권력을 얻었지만, 어린 시절의 작은 썰매는 다시 가질 수 없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조금 씁쓸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데, 정작 나중에 돌아보면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더 선명하게 보일 때가 있다. 그렇다고 케인의 모든 행동을 어린 시절의 상실 하나로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단순하게 정리하면 오히려 영화가 가진 복잡한 인물이 사라진다. 케인은 상처받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뜻을 강요하기도 했다. 이 두 가지 모습이 함께 있기 때문에 더 현실적인 인물로 느껴졌다. 이 부분은 **〈선셋 대로〉**와도 조금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두 영화 모두 겉으로는 화려한 삶을 보여주지만 그 안쪽에는 과거에 붙잡힌 인물이 있다. 다만 노마 데스몬드가 과거의 영광을 놓지 못했다면, 케인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무언가를 평생 다른 방식으로 채우려 했던 사람처럼 보인다.

 

3. 시민케인의 결말을 다시 생각하다

**시민케인의 결말**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톰슨이 결국 로즈버드의 의미를 알아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관객에게만 그 의미가 공개된다. 처음 봤을 때는 이것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중요한 단서를 왜 기자가 발견하지 못했을까 싶었다. 하지만 다시 보니 오히려 그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톰슨은 케인의 삶을 조사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친구, 아내, 동료들이 각자의 기억으로 케인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케인의 모든 모습을 설명하지 못한다. 나는 이 부분이 이 영화가 단순한 성공한 남자의 전기가 아닌 이유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삶을 가까이에서 본다고 해서 그 사람을 전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족도 모르고 친구도 모르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마지막에 로즈버드의 의미를 관객만 알게 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우리는 케인의 비밀 하나를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그의 인생 전체를 이해하게 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로즈버드가 케인의 삶을 설명해 주는 정답은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단서에 가깝다. 

 

마치며

**영화 시민케인**은 처음 볼 때와 다시 볼 때 느낌이 꽤 달라지는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거대한 재산과 권력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로 보였지만, 다시 보니 그보다 한 사람의 욕망과 외로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케인은 평생 많은 것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작은 썰매 하나는 되돌릴 수 없었다. 어쩌면 사람의 삶도 비슷할지 모른다. 나이가 들수록 내가 무엇을 얻었는지만큼 무엇을 놓치고 살아왔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마지막 불길 속으로 사라지는 로즈버드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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