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우리는 산 자들의 세계에서 망자(亡者)의 세계로 향하는 마지막 여정에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고인이 탈 마지막 가마인 '상여(喪輿)'는 단순히 운구 도구를 넘어, 남아 있는 자들의 간절한 염원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응축한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민속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전통 상여 장식은 죽음을 단순한 소멸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며, 슬픔과 애도 속에서도 삶의 순환과 길상의 의미를 부여하려 했던 우리 조상들의 깊은 지혜와 미학을 담고 있습니다. 1. 상여를 따라 저승 가는 길, 길고 복잡한 노정의 '환상 세계'상여는 죽은 이가 생을 마감하고 저승으로 가는 마지막 가마입니다. 이 상여를 꾸미는 장식물들은 단순히 아름답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망자가 미지의 저승길을 순탄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