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하늘 가득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뜨면, 우리 조상들은 어김없이 마을 한가운데 거대한 나무와 짚으로 엮은 '달집'을 세우고 불을 질렀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지난 한 해의 묵은 액운을 태우고,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소리와 함께 새해의 소망을 빌었습니다. 바로 정월대보름의 대표적인 세시풍속인 달집태우기입니다. 민속학자의 눈으로 달집태우기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불장난을 넘어 불이 가진 정화력과 파괴력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고 공동체의 염원을 모았던 우리 민족의 깊은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1. 거대한 불꽃으로 악귀를 쫓다: 불이 지닌 원초적 정화력과 벽사의 의미인류에게 불은 문명의 시작이자 동시에 미지의 공포를 안겨주는 양날의 검과 같았습니다. 이러한 불의 양면성 속에서 우리 조상들은 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