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조선 후기, 궁궐의 엄숙한 담장을 넘어 백성들의 삶 속에 피어난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민화'입니다. 이는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당시 사람들의 소박한 꿈과 간절한 염원, 그리고 넘치는 해학과 풍자를 고스란히 담아낸 살아있는 문화유산입니다. 민화 한 폭 한 폭에는 이름 없는 화공들의 꾸밈없는 붓질과, 고단한 삶 속에서 행복을 빌었던 이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숨 쉬고 있습니다. 1. 붓끝에 담긴 백성의 노래: '생활 예술' 민화의 탄생 배경과 사회적 맥락민화는 마치 우리네 삶의 온갖 희로애락이 담긴 보따리와 같습니다. 조선 후기, 상공업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부를 축적한 서민 계층이 성장하면서,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기존의 회화는 궁중 화원이나 문인 사대부들의 전유물이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