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영화가 망해버리는 것 같은 장면이 있다. 구이도 안셀미는 새 영화를 만들기 위해 거대한 촬영장을 마련해 놓았지만, 정작 자신이 무슨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질문이 쏟아지고, 구이도는 점점 곤란해진다. 결국 그는 자신이 만들던 영화를 포기하겠다고 하고, 촬영장까지 없애라고 한다. 거대한 세트는 아직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그대로 무너질 처지가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창작에 실패한 감독의 이야기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8과 2분의 1》은 바로 그 순간부터 진짜 영화가 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구이도가 만들지 못했던 영화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면 그렇다. **그가 만들려고 했던 영화보다 그가 왜 영화를 만들지 못했는지가 훨씬 많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