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학

고향 떠나 돈 벌러 간 머슴들, '타향살이의 고독'은 옛날에도 있었을까? 현대인의 외로움에 대해

infodon44 2026. 1. 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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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삶의 터전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늘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경험입니다. 고향을 등지고 돈을 벌러 나섰던 옛 머슴들처럼, 우리는 각자의 이유로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낯선 타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곤 합니다. 문득 궁금해집니다. 가족과 친구, 그리고 정겹던 풍경을 뒤로한 채 외로이 살았던 그들의 삶에도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것과 같은 '고독'이 있었을까요? 오늘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인간 본연의 감정인 '외로움'의 발자취를 추적하며, 옛 '타향살이의 고독'과 '현대인의 외로움'의 본질적 차이와 연결고리를 탐구해 봅니다.

 

1. 고향을 떠난 옛 '머슴들', 기록되지 않은 '타향살이의 고독'

문학 작품이나 구전설화 속에서 고향을 떠난 이들의 이야기는 끊이지 않습니다. 일제강점기 만주 벌판으로 떠난 이주민들, 산업화 시대의 공장 노동자들, 혹은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들까지. 이들 모두는 고향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익숙한 사회적 관계망과 문화적 유대감을 떠나 타지에서 새로운 삶을 꾸려나가야 했습니다. '고향 떠나 돈 벌러 간 머슴들'의 삶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타지 부잣집의 허드렛일을 도맡으며 온갖 설움을 감내해야 했던 그들의 일상에는 분명 고단함과 외로움이 깊숙이 배어 있었을 것입니다. 현대 사회처럼 '외로움'이라는 단어로 명확히 규정되고 사회 문제로 인식되지는 않았을지라도, **'타향살이의 고독'**이라는 감정의 본질은 시대를 초월하여 존재했을 것입니다. 가족과 단절된 물리적 고립, 타지 사람들과의 문화적 이질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상황을 알아주고 공감해 줄 이가 없다는 심리적 소외감은 옛사람들에게도 큰 짐이었을 겁니다. 그들은 이러한 감정을 일기나 서찰에 담아두었을 수도 있고, 혹은 한숨과 민요, 또는 낯선 타지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삼켜야만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되지 않은 외로움'은 개인의 내면에 머물며 시대적 상황과 결합되어 각자의 방식으로 발현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외로움의 단면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할아버지께서 들려주신 이야기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어린 시절 공부를 위해 도시로 와 친척집을 전전하며 학창 시절 내내 눈칫밥을 먹어야 하셨는데, 그때 외로움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나 영상 통화 같은 건 상상도 못 할 때라, 집에 편지를 보내도 한참 후에나 답장이 왔다고 하셨습니다. 게다가 시골에서 올라오다 보니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도 많지 않아, 매일 밤 혼자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다고 합니다. 당시 할아버지의 외로움은 물리적인 단절에서 오는 오롯이 혼자라는 서러움이었다면, 요즘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은 외부적으로는 많은 연결을 갖고 있음에도 사실은 혼자라는 식의 외로움 느낌이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연결의 역설: 초연결 사회, 가장 깊은 '현대인의 외로움'

21세기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초연결 사회'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지구 반대편 사람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수많은 사람들과 '친구'를 맺으며 언제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의 외로움'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이동의 자유로움, 개인주의적 가치관의 확산, 그리고 무엇보다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한 비대면 소통의 증가는 현대인의 외로움을 더욱 복잡하고 심오한 형태로 변모시켰습니다. 과거 '타향살이의 고독'이 물리적인 단절과 향수(鄕愁)에 가까웠다면, 현대인의 외로움은 '연결의 역설(Paradox of Connection)' 속에 존재합니다. 수많은 관계 속에 있지만 정작 자신의 깊은 내면을 나눌 진정한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는 소외감, 끊임없이 타인의 이상적인 삶과 자신을 비교하며 박탈감을 느끼는 비교 문화, 그리고 온라인에서의 피상적인 관계에서 오는 공허함 등은 현대적 외로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특히 도시라는 익명성의 공간 속에서 개인은 더욱 고립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마치 홀로 남겨진 섬처럼, 군중 속에서 오히려 깊은 외로움을 느끼는 **'군중 속의 고독(Loneliness in a crowd)'**은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현상입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편리해질수록 인간적인 교류의 질이 저하되고, 오히려 심리적 고립감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죠. 저 역시 예전에는 직장에서 사람들과 북적일 때는 그나마 외로움이 덜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외롭다고 느낄 때가 참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피드를 보며 다른 사람들의 삶을 기웃거리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은 참 밝고 화려한 삶을 살아가며 수백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친구는 몇 명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한없이 외롭고 초라해집니다. 그나마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웃고 수다를 떨다 보면 외로움이 해소되기도 하지만, 점점 그럴 수 있는 친구의 수도 줄어들고 또 그럴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쉬움이 커집니다.

 

3. '외로움'을 넘어 '유대감'으로: 개인적 성찰과 사회적 연대의 빛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홀로 살아가야 했던 옛 사람들의 '타향살이의 고독'이든, 초연결 사회 속 '현대인의 외로움'이든, 외로움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외로움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 나가려 노력하는가에 있습니다. 고대 철학자들은 '외로움'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내면의 지혜를 발견하는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습니다. 현대 심리학 또한 외로움이 인간이 관계를 추구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반영하며, 더 나은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외로움'을 단순한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우리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디지털 디톡스, 마음 챙김 명상, 취미 활동을 통한 새로운 관계 형성 등 **'자기 성찰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회적 차원에서는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 비영리단체를 통한 커뮤니티 활동 참여, 그리고 약자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강화 등 **'사회적 연대'**의 노력이 함께 필요합니다. 외로움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될 수 없습니다. 옛 머슴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현대인의 고독을 인정하며, 외로움을 유대감으로 전환시키려는 적극적인 개인과 사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고, 서로에게 손을 내밀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연결'과 '치유'가 시작될 것입니다. 저는 외로움을 느낄 때 주로 저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려 합니다. 외로움이 무엇인가 그 실체를 들여다보려 노력하는데, 어느 정신과 선생님의 말씀처럼, 인간은 원래 원시시대 때부터 집단생활을 해온 사회적 동물이기에 홀로 있으면 당장 맹수의 위험조차 피할 수 없는 존재였고, 그렇기에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감정 기제였다는 것이 떠오릅니다. 또한 현대에 이르러서도 사람들이 수많은 네트워크에 싸여 있으려 하는 이유도 이 본질적인 외로움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꼭 필요한 감정이면서도 우리를 고통스럽게도 하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이 외로움 자체를 뿌리 뽑아 완전히 없애버리는 식으로의 해결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외로움이 올라오면 애써 억누르지 않고 그 감정을 충분히 느껴주려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꼭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해야 할 일을 하려 합니다. 외롭지만 이 외로움에만 매몰되지 않고 그냥 제가 할 일은 하면서 이 외로움과 함께 내가 당장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는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외로움은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그리고 공감과 연결의 희망 고향을 떠나 돈 벌러 간 머슴들의 '타향살이의 고독'은 명시적인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을지라도, 그들의 삶에 분명히 스며들어 있었을 인간적인 그리움과 소외감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감정입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초연결 사회라는 역설 속에서 더욱 심화되고 복잡해진 '현대인의 외로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로움은 단순히 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우리에게 진정한 관계와 유대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경고등일 수 있습니다. 옛사람들이 지쳤던 타지 생활 속에서도 작은 위로를 찾았듯이, 현대인 또한 기술의 편리함 속에 숨겨진 고독을 직시하고 능동적으로 새로운 유대감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개인의 성찰과 사회적 연대가 만날 때, 우리는 외로움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연결'을 발견하고, 고통의 그림자 아래 숨겨진 '희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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