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황금빛 들녘이 고개를 숙이거나, 삭풍이 몰아치는 겨울, 혹은 새 생명이 움트는 봄. 우리 조상들은 계절의 길목마다 특별한 의례를 통해 조상을 기렸습니다. 바로 '시제(時祭)', 또는 '사시제(四時祭)'라 불리는 이 제사는 단순한 제사 의식을 넘어, 가문의 혈연 공동체를 굳건히 하고,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잇는 성스러운 시간 축제였습니다. 그 안에는 자연의 순환에 순응하고 조상의 지혜를 구했던 민족의 깊은 뿌리가 숨 쉬고 있습니다. 1. 시제, '시간의 정점'에서 맺는 천지인(天地人)의 언약: 그 기원과 철학적 본질시제는 '때 시(時)'자를 써서 '계절에 맞춰 지내는 제사'를 의미합니다. 음력 2월(봄), 5월(여름), 8월(가을), 11월(겨울)의 특정 길일(吉日)을 택해 1년에 네 차례 지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