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미겔에 낯선 남자가 들어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남자는 자기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름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설명하지 않는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오히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점점 더 선명해진다. 대사 때문은 아니다. 판초를 걸치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 상대를 가만히 바라보는 눈, 걸음걸이, 그리고 등장할 때 들리는 음악 같은 것들이 자꾸 쌓인다. 나는 이게 《황야의 무법자》(1964)의 재미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주인공의 과거를 자세히 설명해서 그를 유명한 총잡이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 보이고 들리는 것만으로 한 사람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 1.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말을 줄였는데, 인물은 더 또렷해졌다이름 없는 남자는 정말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