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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학

전통놀이 – 남자들의 놀이와 마을 전체의 놀이

by 하이델베르그 2024. 5. 3.

 

전통놀이 관련 사진

 

서문

당시 농경사회에서는 세시풍속에 따라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움직여 참여하는 전통놀이가 성행하였다. 여기서는 스케일 면에서도 웅장했던 남자들의 놀이와 마을전체의 놀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1. 남자들의 놀이

고싸움 · 동채싸움 · 나무쇠싸움 · 농기싸움 · 편싸움 · 횃불싸움 등 남자들의 놀이는 명칭에서부터 격렬하게 승패를 겨루는 놀이가 대부분이었다. 규모도 거대한 싸움 형식을 보이면서 그 방식도 한층 투쟁적이다.

 

1) 남자들의 놀잇감

남자들의 놀이는 놀잇감부터 스케일이 크고 복잡하다. 아이들의 놀이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동채 · 고 · 나무쇠 등 스케일이 큰 놀잇감인 데다 각종 풍물과 깃발 등도 함께 한다. 집단 패놀이 형식이 많은데 풍물을 사서 보존하고 동채(차전놀이 도구)와 같이 스케일이 큰 놀잇감을 제작할 때 이미 마을 단위의 구성원이 필요하다.

 

2) 집단적인 패놀이적 성격

집단적인 패놀이는 규모로 볼 때 준비기간도 필요하고 일정 경비 또한 소요되는 형태였다. 또한 대규모의 인원이 한 번에 모여야 되므로 쉽게 판을 벌이기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세시풍속 때나 명맥을 잇게 되었지만 세시풍속이 약화되면서 이들 놀이도 잊히게 되었다. 특히 요즈음 외래문화의 영향으로 전통적인 세시풍속이 퇴색한 이유도 있다. 세시풍속과 관련된 남정들의 놀이는 제의적인 기능을 함께 담고 있었다. 이는 풍농과 안녕함을 염원하는 뜻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부와 서부의 두 패로 나뉘어 겨루기를 할 때 서부가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생각했다. 서부가 여성을 상징하기 때문이었다.

 

3) 마을 축제적 성격

이들 놀이는 남정들끼리만 즐기는 놀이라기보다 그들이 속하여 있는 마을사람들 전체가 참여하는 마을의 축제나 다름없다. 이러한 놀이를 통해서 마을 사람들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동질성을 확보한다. 이러한 대규모 놀이가 아닌 것들도 세시풍속이나 계절의 변화를 떠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신밟기 · 기세배 · 풍물놀이 등은 세시풍속과 연관되어 있고 농사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놀이로는 호미씻이 · 풋굿 등을 들 수 있다. 아이들과 달리 일을 하는 어른들에게는 세시풍속에 따른 각종 명절이나 농사철의 틈을 이용한 대규모집단놀이들 외에는 아무 때나 몇몇 사람이 모여 즐길 수 있는 놀이는 거의 없는 편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남정들의 놀이는 세시풍속에 따른 규모가 큰 마을 단위적인 놀이의 성격을 띠게 된다. 일을 우선시했던 남정들에게는 오늘날과는 달리 바둑과 장기도 잡기 정도로 생각됐다. 그러므로 마을 단위 축제형식을 떠나서 이루어지는 남정들의 민속놀이는 없다고 봐야 한다.

 

2. 마을 전체의 놀이

세시풍속과 관련된 어른들의 놀이는 사실상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놀이였다. 이러한 놀이는 풍농기원의 제의적 성격을 띤다. 이를테면 아낙들이 하는 놋다리밟기나 강강술래, 남정들이 하는 동채싸움이나 고싸움놀이 등은 실제 그 참여의 범위나 놀이의 기능으로 보아 마을 전체의 놀이로 볼 수 있다.

 

1) 줄다리기

줄다리기는 남녀노소 한 것 없이 마을사람 전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놀이이다. 줄다리기는 지역주민들 전체의 공동체의식을 강화하는 한편, 성행위굿 형식의 주술성도 띄고 있다. 동부의 수줄과 서부의 암줄의 모양새나 그 꼬임새 및 줄을 당기는 과정 등 남녀의 성적 결합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주술성의 구현으로 줄다리기는 일반적으로 생산의 현장인 논밭에서 이루어졌다. 일제강점기에 관권에 의하여 줄다리기가 금지되자 흉년이 들었다고 하며, 일본 경찰들의 감시를 피하여 몰래 밤에 하기도 했다 한다. 마을사람들 전체가 참여하는 놀이는 자체의 집단적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역 단위의 공동 목표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를테면 지신을 누르고 잡귀를 몰아내어 마을이 평안하고 풍년이 들기 위해 지신밟기를 하고 새해의 흉풍을 점치고 마을의 질병과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제의적 목적을 위해 줄다리기를 하는 식이다.

 

2) 대동놀이

대동놀이 역시 노래와 춤과 더불어 마을 전체의 대동적 일체감을 추구하는 놀이이다. 대동놀이는 가무사제형식(歌舞司祭形式)의 대동굿에서부터 나왔다. 대동굿은 고대 삼한시대의 제천행사 때부터 치러지던 굿이다. 대동굿의 전통적인 제의성이 후대에 들어온 외래종교들의 제의와 맞지 않다 보니 아쉽게도 그저 오락적인 놀이 개념으로 한정되어 버렸다.

그러나 아직도 대동굿의 제의적인 성격은 그대로 남아 있다. 놀이 전후로 꼭 제의가 바쳐지고 농경의식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의식과 노래 속에 각종 주술적인 바람이 들어 있어 그 목적상 미리 하는 기원과 감사의례로 볼 수 있다.

 

3) 패놀이

패놀이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두 곳 마을 사람들이 두 패로 나뉘어 서로 겨루기를 하는 동안에 상대적인 연대의식을 고취시키는 놀이이다. 패놀이는 주로 정초에 행해지며 승패에 따라 향후 흉풍을 점치게 되므로 열기가 대단할 수밖에 없다. 이는 다른 집단과의 모의적인 대립관계를 의도함으로써 공동체의 일체감을 강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이는 공동의 승리와 풍년을 위하여 서로 뜻을 같이 하는 협동의 계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마을 전체가 함께하는 놀이는 어떠한 놀이이든 공동체의 사회적 통합과 결속력을 다져주는 대동적 기능과 함께 풍부한 수확, 그리고 마을의 번영을 바라는 주술적인 성격을 띤다.

 

마치며

남자들의 놀이와  마을 전체의 전통놀이는 한국 문화의 다채로운 상징이며, 마을과 개인의 단결과 상생의 상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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