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아득한 옛날부터 마을은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을 넘어,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였습니다. 그리고 정월, 새해의 시작과 함께 거행되던 '동제(洞祭)'는 그 유기체의 심장 박동과 같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제의를 넘어 마을의 질서를 세우고, 공동체의 존재론적 안녕을 다지며, 불확실한 미래를 조율하려던 민초들의 가장 중요한 '의례적 향연'이었습니다. 1. 코스모스의 재창조: 동제, 마을의 심장과 우주의 축정월의 동제는 단순히 풍년과 평안을 비는 기복(祈福) 의례를 넘어섭니다. 그것은 마을이라는 '미시적 코스모스(질서)'를 우주적 질서에 연결하고, 외부의 혼돈으로부터 공동체를 보호하며, 내부의 부정을 정화하는 '총체적 재창조' 행위였습니다. 동제의 엄숙함과 때로는 폐쇄적인 특성은 이러한 존재론적 의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