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마을 어귀에 우뚝 서서 때로는 무서운 표정으로, 때로는 하늘을 향해 힘껏 뻗은 모습으로 오가는 이들을 맞이하고 배웅했던 장승과 솟대. 이들은 단순히 조형물을 넘어,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삶과 애환, 염원이 깃든 **마을의 '정신적 지주'이자 '수호신'**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도심 속 빌딩 숲에서는 보기 어렵지만, 시골길을 걷다 보면 여전히 위엄을 뽐내는 장승과 솟대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왜 마을의 가장자리에 서서, 때로는 인자한, 때로는 엄격한 모습으로 마을을 지켰을까요? 본 글에서는 민속학적 관점에서 장승과 솟대가 가졌던 '경계'와 '수호'의 다층적인 의미를 깊이 탐구하고자 합니다. 마을과 바깥세상의 물리적·영적 경계를 나누고, 온갖 재앙과 질병으로부터 마을의 안녕을 지키고자 했던 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