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1962년 로버트 멀리건 감독의 〈앵무새 죽이기〉를 다시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영화의 분위기가 생각보다 조용하다는 점이었다. 아이들은 마을을 돌아다니고, 이웃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평범한 하루를 보낸다. 그런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한 사건이 사람들의 편견과 두려움을 서서히 드러낸다.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는 자신에게 맡겨진 사건을 외면하지 않고 톰 로빈슨을 변호한다. 하지만 영화는 정의로운 사람이 결국 승리하는 간단한 이야기를 보여주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재판에서 패배한 뒤에도 자신의 태도를 바꾸지 않는 애티커스의 모습을 보면서 오래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아이들의 눈으로 마을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이 영화의 제목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1. 톰 로빈슨의 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