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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학

놀이 - 아이들의 놀이와 아낙네들의 놀이

by 하이델베르그 2024. 5. 3.

 

 

아낙네들의 놀이 관련 이미지

서문

놀이란 인간의 생존과 관련이 있는 활동과 일이 아닌 단순한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해 행해지는 활동을 뜻한다. 옛 선조들도 일정한 육체적 · 정신적인 활동을 통하여 정서적 공감과 정신적 만족감을 얻으려 했다. 오늘은 아이들의 놀이와 아낙네들의 놀이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아이들의 놀이

아이들의 놀이도 사내아이와 계집아이의 놀이가 각기 다르다. 성적 특징에 따라 놀잇감과 놀이양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1)  사내아이들의 놀이

사내아이들의 놀이로는 고누 · 땅재먹기 · 자치기 · 제기차기 · 장치기 · 깡통차기 · 딱지치기 · 돌치기 · 말타기 · 군사놀이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놀이는 놀잇감이 필요 없거나 필요로 하는 경우에도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단순하고 간단한 것들이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돌멩이나 헌 깡통과 사금파리 등을 이용해서 놀이를 할 수 있었다. 물론 딱지치기 · 팽이치기 · 제기차기 등의 놀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는 안 되는 놀이였다. 나무를 깎거나 종이를 접고 오리는 작업이 필요했다. 팽이 · 제기 · 딱지 등은 아이들의 놀잇감이자 공작품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놀잇감을 만들면서 자연스레 공작술을 익히고 공작하는 즐거움이 창작과 예술성의 표현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2)  계집아이들의 놀이

계집아이들의 놀이로는 공기놀이 · 고무줄놀이 · 콩주머니놀이 · 널뛰기 · 그네뛰기 등을 들 수 있다. 계집아이들이 즐기는 공기놀이는 적당한 크기의 돌멩이만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다. 물론 콩주머니놀이는 콩주머니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만드는 데에는 기초적인 바느질 솜씨가 있어야 한다. 어느 정도 성장한 계집아이들은 콩주머니를 만드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사내아이들의 놀잇감인 팽이와 장치기 막대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였던 것처럼 콩주머니는 여자들의 환경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어낸 것들이다.

 

3) 아이들의 놀이양식

아이들의 놀이양식은 이처럼 단순하지만, 이러한 단순성이 오히려 놀이에 창조성을 부여했다 아이들은 고무줄 하나로 변화를 통해 10가지 이상의 놀이를 만들어낸다. 고무줄 놀이로 여러 가지 동요의 박자에 맞추어 각종 율동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콩주머니놀이도 다르지 않다. 노래와 함께 그 받는 동작에 따라 다양한 난이도로 이어진다. 사내아이들의 제기차기도 또래끼리 얼마든지 창조성을 발휘해서 즐길 수 있다. 차는 양식도 다양하고 겨루는 방식도 여러 가지이다. 놀이의 양식으로 볼 때 사내아이들의 놀이는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치기’와 ‘차기’와 같은 역동적인 형태의 놀이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계집아이들은 주로 ‘놀이’와 ‘뛰기’와 같은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공기놀이나 콩주머니놀이는 손놀림을 이용한 놀이이고 그네뛰기 · 널뛰기 · 고무줄놀이 · 줄넘기놀이 등은 온몸을 이용해 뛰거나 장단에 따라 율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놀이가 주를 이룬다. 나아가 사내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팔다리의 근육이 골고루 발달되며 계집아이들은 손재주를 기르거나 뛰기와 같은 전신운동으로 맵시를 다듬을 수 있었다. 이같이 성별에 따른 특성에 맞게 놀이가 개발되어 있었다.

 

2. 아낙네들의 놀이

아낙네들의 놀이 역시 놀이감은 거의 필요하지 않았다. 승부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식이라는 점에서 계집아이들의 놀이와 비슷했다.

1) 세시풍속과 관련된 놀이

계집아이들의 놀이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세시풍속과 관련된 놀이에 아낙네들이 참여한다는 것이다. 아낙네들은 춤과 노래를 부름으로써 놀이의 자족성이 주어진다. 강강술래는 마을아낙들 여럿이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돌면서 노래를 부르는 놀이이다. 놋다리밟기는 두 패로 나뉜 팀이 노래를 부르며 놋다리를 지나는 놀이이다. 놋다리란 대보름이나 작은 보름날 밤 명절 옷을 차려입은 아낙네들이 일렬종대로 허리를 굽히고 앞사람의 허리를 두 팔로 껴안아 만든 긴 다리를 말한다. 이렇듯 집단적으로 참여하는 대동놀이는 그들만의 지역적 일체감을 고취시키고 제의 주술적인 성격을 띤다. 남정들의 놀이와 달리 춤과 노래가 주를 이루어 여성적인 감성과 율동이 놀이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이는 풍농을 염원하고 추수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올리는 제의의 일종이기도 했다. 농공시필기인 정월 보름, 또는 팔월 보름에 이루어진 것이 고대 제의의 형태를 그대로 띤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로써 고대부터 여성은 지역사회 공동제의의 주체적 참여자였음을 알 수 있다.

 

2) 일과 관련된 놀이

 

일과 관계된 아낙네들의 놀이로는 다듬이놀이 · 길쌈놀이 · 해녀놀이 등을 들 수 있다. 일의 힘듦과 지루함을 잊기 위해서 두레를 조직해 노래를 부르고 옛날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여럿이 함께 길쌈을 했다. 또 일이 끝나면 맛있는 별식을 먹으면서 노래와 춤을 즐기는 놀이판이 벌어졌다. 이때 어느 쪽이 더 곱고 빨리 길쌈을 하였는가를 견주어 보기도 한다. 이 같은 협업의 즐거움이 두레길쌈에 있다. 일을 놀이와 섞어 즐기면서 하는 가운데 일의 능률이 올리감과 동시에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3) 일과 관련 없는 순수 놀이

화전놀이와 방천놀이는 일과 직접 관련 없이 순수한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놀이이다. 이는 남정네들의 천렵에 견줄만한 아낙네들의 계절놀이이다.

 

● 화전놀이

화전놀이는 진달래가 많이 핀 화창한 봄날에 산에 올라가 노래와 춤으로 흥을 돋우며 꽃잎으로 부꾸미를 구워먹는 놀이다. 이때 「화전가(花煎歌)」라는 꽃노래를 부르는데 이는 스스로 노랫말을 짓고 가락을 만들어 직접 부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를 통해서 삶의 고달픔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로 표현하는 예술적 능력을 기름과 동시에 생활 속 감정을 정서적으로 끄집어낼 수 있었다.

 

● 방천놀이

방천놀이 역시 여자들이 즐기던 야외놀이이다. 여기서는 한 해 동안 지어 두었던 새로운 노래를 발표함으로써 시가문학의 경연장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또 우수한 노래는 누구에게나 불려져 공동의 노래로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여성들의 문예적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음과 동시에 집안에 갇혀 있는 아낙들의 춘심을 자연스럽게 표출시킬 수 있는 장이기도 했다.

 

마치며

아이와 아낙네들의 놀이를 살펴봄으로써 놀이는 세대를 거쳐 즐거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풍부한 전통 속에서 선조들의 지혜와 삶의 태도까지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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