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1962년에 만들어진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다시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사막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와 하늘, 그리고 그 사이를 움직이는 아주 작은 인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데이비드 린 감독은 이 거대한 공간을 단순한 배경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사막을 바라보고 있으면 영화 속 인물들이 얼마나 작고 외로운 존재인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특히 T. E. 로렌스는 처음에는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매력적인 인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나는 그를 영웅이라고만 부르기가 어려워졌다. 오히려 자신의 능력과 욕망에 점점 취해가면서 스스로를 잃어가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1. 사막이 거대해질수록 로렌스는 오히려 작아 보였다〈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70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