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알프레드 히치콕의 **사이코(1960)**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샤워 장면이 떠오른다. 칼날이 번쩍이고, 마리온의 비명이 들리고, 물과 함께 피가 욕조 아래로 흘러내린다. 나 역시 이 장면을 처음 봤을 때는 그 순간의 공포에 집중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영화를 보면서 이상하게 더 마음에 걸린 것은 노먼 베이츠와 어머니의 관계였다. 나는 지배적인 어머니의 그늘 아래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에 그 관계를 단순한 영화 속 설정으로만 보기 어려웠다. 노먼처럼 극단적인 상황까지 간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생각보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먼저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조금 알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 **사이코는 칼로 사람을 죽이는 영화인 동시에, 한 사람의 안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너무 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