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페르소나(1966)〉는 처음부터 관객을 편안하게 해주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영사기와 필름이 돌아가는 모습, 짧게 스쳐 지나가는 여러 이미지가 이어진다. 이후 배우 엘리자베트와 간호사 알마가 등장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영화의 중심이 된다. 말을 잃은 엘리자베트와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알마는 처음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 사람의 성격과 감정의 경계가 조금씩 흐려진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계속 생각하게 됐다. 특히 두 사람의 얼굴을 집요하게 바라보는 카메라 때문에 평범한 대화 장면도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졌다. 1. 알마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엘리자베트와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