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를루슈의 《남과 여》(1966)는 겉으로 보면 단순한 사랑 이야기다. 배우자를 잃은 남자와 여자가 아이들을 통해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이상하게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순간보다 이미 떠나간 사람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안에게는 죽은 남편의 기억이 있고, 장 루이에게도 먼저 떠난 아내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러니 이 영화에서 새로운 사랑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이미 한 번 사랑을 경험했고, 그 사랑을 잃어본 사람들이다. 내가 이 영화를 흥미롭게 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는 과정만 보면 평범한 멜로드라마처럼 보이지만, 그 사이에 과거의 기억이 계속 끼어든다. ##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