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벽 앞에 같은 계열의 옷을 입은 인물이 서 있고, 가게 안쪽까지 비슷한 색으로 이어진다. 《쉘부르의 우산》(1964)을 보다 보면 이런 장면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사람만 예쁘게 찍은 것이 아니라 벽과 가구, 옷까지 서로 맞물려 있다. 처음에는 그냥 화려한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조금 오래 보고 있으면 이 색이 단순한 장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여기서는 노래가 중요한 장면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평범한 이야기를 할 때도 계속 음악이 흐른다. 실제로 모든 대사가 노래로 처리되는 이른바 sung-through 방식이고, 미셸 르그랑의 음악이 사랑 이야기와 일상적인 대화를 같은 음악적 세계 안에 넣어버린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영화를 **색과 음악이 시간의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