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휴일〉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로마의 거리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앤 공주와 조 브래들리의 모습이다. 둘은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니고, 미용실에 가고, 광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평소라면 할 수 없었던 일을 마음껏 경험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흔히 ‘공주가 잠시 평범한 사람이 되어 누리는 하루’로 기억된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 나면 처음의 자유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 앤은 하루 동안 공주라는 사실을 잊은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 하루가 끝날 무렵 그녀는 오히려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더 분명하게 알게 된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것은 **앤이 자유를 얻는 과정만이 아니라, 자유를 경험한 뒤 스스로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 1. 앤이 처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