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타의 매》(1941)의 샘 스페이드는 처음부터 정의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사립탐정이고, 돈을 받고 사건을 맡으며 필요하다면 경찰에게 모든 것을 순순히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동료의 죽음과 몰타의 매를 둘러싼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의 행동에는 조금씩 일정한 선이 나타난다. 특히 브리짓 오쇼네시와의 관계가 그렇다. 브리짓은 샘에게 자신의 정체와 사건의 진실을 숨기고 있었지만, 샘은 그녀에게 끌린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보호하는 대신 경찰에 넘기는 선택을 한다. 겉으로 보면 아주 간단한 이야기처럼 보인다. 사랑보다 원칙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선택이 정말 그렇게 간단한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잘못을 알고도 그 사람을 보호하지 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