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쇼몽**을 처음 봤을 때 나는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찾으려고 했다. 도적의 이야기가 나오고, 여자의 이야기가 나오고, 죽은 사무라이의 목소리까지 들리니 그중 하나가 진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보면서 오히려 이상했던 것은 따로 있었다. 나는 등장인물의 말을 믿은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말한 사건을 실제 장면으로 본 뒤 그것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라쇼몽은 한 사건에 대해 나무꾼, 도적, 여자, 죽은 사무라이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중요한 것은 영화가 그들의 말을 화면 밖에서 설명으로만 전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자의 이야기가 플래시백으로 펼쳐지면서 관객은 그 장면을 직접 보는 것처럼 따라간다. 나는 이 방식이 이 영화를 단순한 ‘진실 찾기’ 영화와 다르게 만든..